총 1권 완결
김선민
누보로망
2019-03-28
"“나랑 뭘 하고 싶은데?” “갖고 싶어. 전부 다.” 해수의 노골적인 눈빛이 지운의 눈과 코, 입술에 차례로 머물렀다. 그녀의 시선이 닿은 곳마다 불에 덴 듯 뜨겁고 따가웠다. “아주 간단해. 넌 내게서 네가 원하는 걸 얻고, 나는 너를 갖는 거야.” 달콤한 향기를 가진 사과에서 시커먼 독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해수는 그 독 사과를 지운에게 내밀며 유혹했다. “너를 세상에서 가장 반짝이는 존재로 만들 거야.” 끝이 살짝 갈라진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흩어졌다. 나긋나긋한 속삭임에 입안이 바짝 마르고, 필사적으로 붙들고 있던 이성에 죽죽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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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권 완결
| 1 권 무료
도서출판 청어람
2018-12-20
"모두의 기대와 관심을 받고 살아왔다. 아주 어렸을 땐 딱한 가정환경 때문이었고, 커서는 공부를 잘해서, 지금은 멀쩡한 직장 때려치우고 고향에 내려와 반찬을 팔아서다. “부담스럽긴 했지. 근데 이젠 너무 익숙해져서 잘 모르겠어.” “어깨가 무거웠겠다.” “조금?” “궁금한 거 많은데, 나중에 또 물어봐도 돼?” 그가 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대충은 알고 있다. 상대에 대한 호감이 없다면 애초에 무언가를 궁금해할 이유가 없으니까. 나도 실은 너에게 묻고 싶은 게 아주 많다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친해지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수연은 차마 입술이 떨어지질 않았다. 봄처럼 포근하고 따뜻하게 다가온 남자. 과연 수연의 인생에 봄이 오게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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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권 완결
2018-07-27
“신혜운.” “응?”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혜운은 재현의 앞에 웅크리고 앉아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괜찮아, 재현아. 다 괜찮아….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너를 믿어.” 웃고 있는 입매가 떨렸지만 혜운은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괜찮다고 말하는 혜운의 눈이 너무나 서글퍼 보였지만, 혜운은 다 괜찮다고 말했다. “미안해하지 마. 우린… 다시 만날 테니까.” 혜운은 제법 씩씩하게 말했다. 작은 손으로 재현의 뺨을 감싸며 또 한 번 예쁘게 웃었다. “난 항상 여기 있을 거야. 그러니까 내 걱정 말고…. 아프지 마.” 펴 보지도 못하고 꺾인 첫사랑. 13년 후, 두 사람은 먼 길을 돌아 다시 만나게 되는데…. 재현은 잠든 혜운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너를 두고, 나는 왜 그리 먼 길을 돌아왔을까…. 재현은 조심스레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도톰한 입술과 가지런한 눈썹, 숱이 풍성하고 긴 속눈썹과 희고 말간 볼을 차례로 만지며 두 눈에 가득 담았다. 어느 곳 하나 예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재현은 혜운의 작은 손을 꼭 잡고 손등을 엄지로 부드럽게 쓸다가, 자신의 뺨 위에 올려 두고 눈을 감았다. 그녀의 따뜻한 온기가 자신의 마음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이 손을 다시 잡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재현은 혜운의 손을 꼭 쥐며 다짐했다. 두 번 다시, 절대 놓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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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은 옆으로 살짝 돌아누워 무영과 눈을 맞췄다. 그는 눈을 감은 채 가슴이 들썩이도록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무영아.” “응?” “너, 되게 잘한다.” 운의 말에 무영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와, 너 진짜…….” 아직 술이 덜 깬 건지, 왜 하필 이 타이밍에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그 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간 건지는 제 자신도 알지 못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아무 말이나 하고 말았다. 물론 그게 사실이기도 했고. “고맙다고 해야 하나? 잘한다고 칭찬받아 본 건 처음인데.” “이렇게 잘하는데 아무도 칭찬을 안 해 줬단 말이야?” 무영은 또 한 번 웃으며 운의 뺨을 살살 쓰다듬었다. “우리 되게 잘 맞는 것 같지 않아?” 운은 아까부터 너무나 만져 보고 싶었던 무영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나랑 결혼하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무영이 수작을 부리자, 운은 그의 입을 손바닥으로 틀어막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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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4
“그 첫사랑, 혼자서 얼마 동안 좋아했어?” 이 남자는 자신의 첫사랑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한 1년?” “얼마 안 했네.” “얼마 안 했다니요. 남의 일이라고 쉽게 단정하시네. 전 그때 1년이 10년 같았어요. 혼자 애태우고 가슴 졸이느라 수천 번도 넘게 마음이 무너졌다고요.” “짝사랑이 원래 그런 거지, 뭐.” 짝사랑에 통달한 듯한 재준의 말투에 소연은 웃음이 났다. “꼭 짝사랑 경험이 있는 것처럼 말하시네요.” “나도 알아, 짝사랑.” “당연히 알겠죠. 수많은 여자들이 윤재준 선수를 짝사랑 했을 텐데, 그 진심을 전혀 몰라줬다면 그건 너무 나쁘니까.” “지금도 하고 있어.” 그의 말에 순간 멈칫했지만, 소연은 아무렇지 않은 척 계속 걸음을 옮겼다. 그가 짝사랑 중인 상대가 누군지 알고 있기에, 어떤 말을 꺼내면서 자연스럽게 빠져 나가야 좋을지 생각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했다. “짝사랑 선배로서 한 말씀드리자면, 그거 너무 오래하지 마요. 본인만 아파요.” “난 그 말에 동의 못 해.” 소연의 걸음이 조금씩 느려졌다. “정소연 씨는 1년 해 봤다고 했지? 난 2년째거든? 내가 선배야.” 그 말을 툭 던진 채, 재준은 소연을 앞질러 걸었다. 소연은 그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뛰듯이 걸어 그와의 거리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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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3
“신 대리, 새 팀장님 오셨어!” 새로 온 팀장이란 사람은 뒷모습만 봐도 감이 왔다. 훤칠한 키와 늘씬한 몸매, 슈트가 끝내주게 잘 어울리는 남자. “반갑습니다. 오늘부터 대전 영업팀에서 함께 일하게 될 한재경 팀장입니다.” 목소리도 아주 녹네, 녹아. 가만있어보자, 낯이 익은데. 이 남자를 어디서 봤더라? 기차에서 보았던 그 남자! 넋 놓고 쳐다보다가 바지에 맥주를 쏟아 버렸던 그 남자! “반가워요, 신윤서 대리님.” 세상이 좁아도 지나치게 좁은 것 같다. 어떻게 여기서 다시 만날 수가 있을까? 길에서 우연히 만났더라면 자연스럽게 말이라도 한번 걸어 볼 텐데, 하필이면 직장이라니. 그날은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설명을 하면 너무 구차해 보이려나. 하긴 뭐, 어차피 이달 말이면 퇴사할 건데. 그런데! “신 대리, 여기 살아요?” “네. 팀장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나도 이 동네 살아요.”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윤서의 집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빌라 건물. 한때 술기운에 취해서 이런 남자와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순간이 떠올라 자꾸만 가슴이 두근거린다. 상상으로는 이미 저만치 진도까지 뗀 참이라 괜히 숨이 막힐 정도로 어색했다. 하여간 술이 원수지. 눈을 감고 있는 것도 잘생겼고, 눈을 뜨고 있는 것도 잘생겼는데, 웃는 모습은 심각하게 잘생겼다. 부드럽게 휘는 눈매와 한쪽 볼에만 살짝 팬 보조개가 킬링 포인트. 엉뚱한 상상을 할 수밖에 없는 외모였다. “내일 사무실에서 봐요.” 재경이 빌라 안으로 들어간 후, 윤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간신히 발길을 옮겼다. “와, 존재 자체가 설렘 덩어리네.” 오늘 새로 온 팀장이 굉장한 미남이라는 소문이 사무실 전체에 퍼져 타 부서 사람들까지 괜히 들락날락거려 문지방이 닳는 줄 알았다. 마치 고등학교에 잘생긴 전학생이 온 것처럼 들떠 보이기까지 했다. 여직원들은 그에게 말 한 마디라도 더 걸어 보려 노력했고, 그는 적당히 상냥하게 굴었다. 어디까지나 오랜 영업직 생활로 길들여진 적정 수준의 매너. 한재경. 실제로는 어떤 남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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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이름 한 번 제대로 불러 본 적 없던 고교동창 사이 김재인과 윤찬영. 로얄맨션 아래윗집 사이로 12년 만에 재회하다! - 내 소중한 시간을 하찮은 감정 낭비에 적선하기 싫어.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남자 윤찬영 - 사랑이 얼마나 근사한 건데. 사랑하면서 살아야지. 만인에게 상냥하고 유쾌한 여자 김재인 가벼운 술자리에서 비롯된 초긍정 연애주의자 김재인의 우발적 연애 제안! “나랑 연애할래?” “술 깨서 후회할 짓 하지 마.” 그런데, 나 지금 설렌 거야? 이런 기도 안 차는 고백에? 호기심과 호감 사이 설렘과 끌림 사이 어느새 손끝까지 와 닿은 연애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해림은 뒤를 돌아보며 늘 만화책을 붙잡고 있던 차현을 떠올렸다.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문득, 그가 보고 싶어졌다. “거기서 뭐 해.” 귀에 익은 목소리. 돌아보니, 그곳에 차현이 서 있었다. 마치 거짓말처럼. “네가 왜….” “이번엔 진짜 죽을 거 같은데.” 툭 던진 차현의 말에, 해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웃음기가 점점 사라지는 차현의 얼굴을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았다. “그럴까 생각 중이야.” 있지…. 나 이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더는 안 될 거 같아. “뭐? 그럴까 생각 중이야?” 차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더니, 잔뜩 화가 난 얼굴로 해림을 내려다보았다. 거칠게 몰아쉬는 숨결이 고스란히 해림에게 쏟아졌다. 오늘도 너구나. 가장 보여 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되는 것도, 가장 밑바닥에 있는 나를 보는 것도. 그리고… 그런 나를 붙잡아 주는 것도. “화내지 마. 나 네가 화내는 것까지 받아 줄 여유가 없어.” 차현은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해림의 어깨에 걸쳐 주었다. 그러곤 아무런 말 없이 해림의 손을 잡고 교실을 나와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저기…… 고마워요.” 뜬금없는 세진의 말에 해영이 살짝 미간을 구겼다. 세진이 웃으며 먼저 손을 내밀자 해영이 옅게 웃으며 세진의 손을 맞잡았다. 따뜻한 그의 온기가 맞닿은 손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방송이 끝났다는 소문이 돌았는지 스튜디오 안으로 또 한 번 직원들이 몰려왔다. 차해영은 그렇게 사람들 틈 사이로 자연스레 파묻혔고 몰려든 사람들로부터 밀려난 세진은 조용히 자리를 옮겼다. 못다 나눈 말이 너무나 많았지만 오늘은 이걸로도 충분하다 여기기로 했다. 그냥…… 모든 것이 다 고마웠다. 섭외에 응해 줘서 고마웠고, 오늘 방송 열심히 해 줘서 고마웠고, 다음 방송에까지 출연해 준다고 하니 더할 나위 없이 고마웠다. 무엇보다, 내 눈앞에 나타나 줘서 고마웠다. 어느 날 갑자기 동네를 떠나 버린 후 TV나 영화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어쩐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 된 것 같았는데 이렇게나 가까운 거리에 있을 수 있음이 놀랍고 반가웠다. 배우가 된 후로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았지만, 말로만 듣고 기사로 보던 것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직접 그가 참 잘 살고 있단 걸 확인하게 되어서 기뻤다. 누구보다 그의 멋진 성공을 바라 왔기에 더 그러했는지도 모르겠다.
2014-08-21
찰나의 순간이 때론 평생토록 기억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고 누군가 말했다. 그 찰나의 순간이 동화에게 찾아왔던 건 딱 두 번. 두 번의 순간 모두 해온이 있었고, 평생토록 기억된다는 그 힘은 슬슬 발휘되는 중이었다. “멋있어졌네, 신해온. 이젠 정말 남자 같다.” 동화와 마주 보는 순간 다시 가슴이 뛰었다. 동화는 어딘가 변한 것 같으면서도 그대로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동화는 그날, 내게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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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7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몰라 반의반도 보여주지 못하고 끝내야 했던 그날의 우리. 빛깔에 속아 한입 베어 물었다간 탈이 나고야 마는 풋사과 같았던 연애. 스물한 살이었기에 술 한 잔, 눈물 한 사발에 툭툭 털고 다시 친구가 되었던 잔인한 배려. 사랑한 시간보다 헤어져 있던 시간이 길었고, 헤어진 시간 속에서 한참이나 길을 헤맸다. 하지만 우린 그사이에도 계속 연애를 해왔고, 사랑을 했고, 늘 함께였다. 우정. 나는 너와의 우정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서인하는 늘 이지원과 연애 중이었다.
2013-01-31
김선민 로맨스 소설『하이라이트』. 낮에는 바리스타 보조, 밤에는 연극배우. 아프니까 청춘이다? 하지만 너무 아픈 김다정.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았던, 어두운 밤하늘에서 가장 반짝이던 별 하나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왔다. 둘러말하는 법이 없고, 늘 제멋대로. 하지만 마음만은 아직 소년인 정재희. 참 잘 웃고 울음은 잘 참는, 밀고 당기기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그녀가 그의 픔 안으로 거침없이 들어왔다.
김선민의 장편소설 『다시 결혼할까요』. 스물하나, 첫사랑이었던 남자와의 결혼은 인생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러나 채 하루가 가기도 전에 결혼이 깨져버렸다. 서른, 한 남자가 나타났다. 열아홉, 가슴앓이가 시작되었다. 그녀의 옆자리는 내 것이어야 했다. 스물여덟, 드디어 내 차례까 되었다. 먼 길을 돌아 이제야 마주 보게 된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